국내 AI 의료영상 판독 기업 루닛이 미국 타임의 '2026 세계 헬스테크 기업 500'에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이 업계에 알려졌다. 타임이 공개한 명단 원본 데이터와 방법론 해설, 그리고 1년 전 초대 리스트의 기록을 겹쳐 보며 이번 선정이 실제로 어떤 내용인지, 어디까지가 발표 문구에 담기지 않는 부분인지 짚어봤다.
타임 웹사이트는 자동 접근 차단 장치와 유료화 장벽 때문에 브라우저로 바로 열리지 않았다. 대신 웹 아카이브에 남아 있는 공개 캐시본으로 리스트 페이지와 방법론 해설의 원문을 확보했고, 명단이 삽입된 데이터래퍼(Datawrapper) 기반 인터랙티브 차트에서는 루닛 항목이 표시된 화면을 그대로 저장해 해시값과 함께 기록해 뒀다. 이렇게 확보한 2026년 리스트에는 총 500개 기업이 실려 있었고, 그중 루닛의 행이 확인됐다. 타임이 기업 성과를 매기는 등급은 아웃스탠딩(Outstanding)·베리하이(Very High)·하이(High) 세 단계인데, 루닛에 붙은 표기는 이 가운데 최하위인 'High'였다. 등재 여부와 등급까지는 타임 공식 데이터셋에 그대로 읽힌다.
여기서 숫자 '500'이 중요하다. 이 리스트의 초대 판본인 2025년 버전은 400곳 규모였고, 이때 한국 기업으로는 카카오헬스케어·세나클소프트·이지케어텍·에이아이트릭스·메디픽셀·뉴로핏·올리브헬스케어·헬스커넥트 8곳이 이름을 올렸다. 그 명단에는 루닛이 없었다. 즉 루닛의 선정은 400곳 체제의 초대 리스트가 아니라 500곳으로 확대된 2026년 판본 기준에서만 성립하는 이야기다. 아울러 확인한 자료 범위에서는 리스트 내 세부 점수 수치나 순번이 어떻게 산정됐는지까지는 읽어내지 못했다.
선정 소식은 18일 루닛 이름으로 배포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확인 시점 기준 루닛 미디어센터에는 이를 담은 보도자료가 게시돼 있지 않았다. 당시 사이트의 최신 게시물은 9월 14일자였고, 사이트 내 검색으로도 타임 선정 관련 글을 찾을 수 없었다. 배포와 홈페이지 게시 사이의 시차로 보이며, 타임 쪽 원문 데이터로 등재를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이 점이 판단을 바꾸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루닛이 미국 타임의 전 세계 헬스테크 500대 기업에 선정됐다"는 주장은 2026년 리스트 기준으로 뒤집힐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1년 전 초대 명단에 빠져 있던 회사가 처음 이름을 올렸다는 점, 그리고 받은 등급이 세 단계 중 최하위 'High'라는 점은 발표 문구를 읽을 때 함께 놓고 봐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