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언론에 "직장인 57% 'AI 보고서, 직접 썼다 거짓말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리며 화제가 됐다. 숫자는 인상적인데, 그 57%가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헤드라인에서 사라져 있었다. 우리는 해당 수치의 1차 출처인 KPMG 글로벌 조사 원문을 찾아 헤드라인과 비교해 봤다.
검증 자료 확보 과정은 이렇다. KPMG 공식 사이트의 조사 개요 페이지와 보도자료를 브라우저로 직접 열어 내용을 채증하고 사본을 저장했으며, 일반 검색 경로가 자동화 차단에 막히자 빙 검색으로 전환해 국내외 보도 이력을 추적했다. 그 결과 KPMG의 'Trust, Attitudes and Use of AI' 조사는 2025년 4월 발표됐고, 대상은 특정 한 나라가 아니라 47개국 직장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57%라는 수치는 KPMG 원문과 이를 소개한 비즈니스 인사이더(2025년 4월 28일자) 보도, 국내 4개 매체에서 서로 모순 없이 나타났다. 숫자 자체는 실재한다.
다만 원문을 읽으면 헤드라인과 어긋나는 지점이 세 군데 있다.
첫째, 의미의 확대다. 원문의 57%는 '① AI 산출물을 내 것처럼 제시' 또는 '② AI 사용 사실을 숨김'을 합친 비투명 사용의 통합 비율이다. 이를 "거짓말했다" 한 가지로 좁혀 읽으면 원문보다 강한 표현이 된다.
둘째, 범위의 왜곡이다. 뉴시스 등 일부 매체는 제목에 "美 직장인 57%"라고 썼으나, 조사는 47개국 글로벌 조사다. 문화일보 제목은 범위를 특정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원문에 가까웠다.
셋째, 대상의 축소다. 조사가 다룬 것은 '보고서'가 아니라 업무 산출물 전반이며, 조사 시점은 2025년 4월이다.
이 수치가 다시 화제가 된 계기로 지목되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2026년 9월 11일자)는 유료벽에 막혀 원문 확인이 불가능했다. 한국 매체의 "美" 표기가 WSJ의 재프레임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는 확증하지 못했다. 해당 언론의 영문 기사 페이지 두 건은 접속 시점에 이미 삭제된 상태(404)였다. 또 기사들에 함께 인용된 "직장인 3만 명 중 40%가 몰래 AI를 쓴다", "AI 텍스트 식별 정확도 50~54%"는 각각 별도 연구로서 이번 조사 범위 안에서 출처를 확정하지 못했다.
57%라는 수치는 KPMG의 47개국 조사에 근거한 것으로 확인되며, 이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다. 다만 "거짓말"로의 축약, "美"로의 범위 왜곡, "보고서"로의 대상 축소라는 세 지점에서 헤드라인이 원문보다 강하게 읽혔다는 점은 독자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