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전기 콘셉트카 한 대가 주행 도중 충전을 단 한 번 거쳐 1278㎞를 달성했다고 발표하며 평균 전비 14.5㎞/kWh를 내놨다. 양산 전기차의 통상 효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라 화제가 됐지만, 이 숫자가 어떤 조건에서 나왔는지 그리고 누가 그 기록을 확인했는지는 따져봐야 할 지점이 남아 있다.
폭스바겐의 발표 내용에 따르면 이 콘셉트카는 배터리를 소진해가며 달리다가 주행 중 충전을 한 번 하고 누적 1278㎞를 기록했다. 해외 일부 헤드라인은 이를 "단일 충전(single charge)"으로 서술해 오해를 낳았으나, 공식 발표 문구는 '주행 중 충전 단 한 번'으로 출발지 완충 후 무충전 주행이라는 의미와는 다르다. 국내 보도 역시 "1278㎞ 달린"으로 서술했을 뿐 단일 충전 주행으로 표현하지 않았기에, 화제가 된 주장의 문구 자체는 발표와 부합한다.
14.5㎞/kWh는 충전손실을 제외한 기준이다. 충전 과정의 손실까지 포함하면 13.3㎞/kWh로 낮아진다. 같은 발표에는 이상 조건, 즉 시속 68㎞ 정속 주행 시 15.4㎞/kWh라는 수치도 들어 있으며, 국내 자동차 전문 매체와 IT 매체는 이 이상 조건 수치를 표제로 내세웠다. 세 수치는 서로 다른 시험 조건의 결과지 모순되는 값이 아니므로, 어느 조건의 숫자인지 확인하는 것이 이 발표를 이해하는 열쇠다.
우리는 폭스바겐 자사 미디어 서비스에 게시된 보도자료와 공식 이미지, 국내 자동차·IT·경제 매체의 보도와 해외 전문지의 서술을 교차 대조했다. 이 기록의 공인을 맡은 RID(독일 기록연구기관) 인증은 폭스바겐 발표와 복수 매체 보도에서 함께 거론됐지만, 9월 17일 기준 RID 자체 사이트에는 해당 기록이 아직 게재되지 않아 인증 원자료의 독립 확인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울러 이번 수치는 모두 제조사 자체 테스트 결과이며 양산차 실주행 측정값이 아니라는 점도 분리해 둬야 한다.
중간 충전 1회를 포함한 1278㎞ 주행과 전비 14.5㎞/kWh 발표는 폭스바겐 공식 발표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므로, 이번 검증 대상 주장은 사실이다. 다만 충전손실 포함 여부와 정속 시험 조건에 따라 수치가 달라지고 RID 인증의 독립 확인이 아직 남아 있다는 맥락은 독자가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