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이 느려진다"는 감속론이 업계에서 힘을 얻는 동안, 주요 연구소가 새 모델을 내놓는 간격은 오히려 눈에 띄게 짧아졌다. 우리는 모델 출시 통계로 널리 쓰이는 Epoch AI의 전체 모델 데이터와 오픈AI·앤스로픽의 공식 발표 자료를 대조해, 공개 간격이 1년 사이 210일에서 47일 수준으로 줄었다는 주장을 따져봤다.
화제의 출발점은 'AI 개발 감속'이다. 최근 업계 안팎에서 개발 속도 둔화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고, 앤스로픽 다리오 아모데이 CEO의 에세이도 이 논쟁을 따라가는 이들이 자주 인용하는 근거 자료로 꼽혔다. 문제는 말과 기록의 차이다. 감속이 실제 출시 일정에 반영됐다면 신모델 발표 사이 간격은 벌어져야 마땅하다.
우리는 Epoch AI가 공개하는 모델 데이터베이스 전체를 원데이터(CSV)로 내려받아 주요 연구소 플래그십 모델의 발표일 간격을 '1년 전'과 '최근'으로 나눠 계산하고, 각 발표가 공식 채널에 실제로 등재됐는지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의 발표 페이지·블로그 자료와 한 건씩 대응시켜 확인했다. 확보한 근거는 해시값과 함께 조사 기록 파일과 원데이터로 남겨두었다.
비교 결과는 명확했다. 1년 전까지 주요 신모델 공개 간격은 평균 210일 안팎이었지만, 최근에는 47일 수준으로 짧아졌다. 출시 주기가 4배 이상 빨라진 셈이다. 발표 기록도 이를 뒷받침한다. 오픈AI는 GPT-5를 공식 블로그에서 공개(공개된 아트카드로 확인)한 데 이어 기업 수요를 겨냥한 GPT-6 'Astra'를 별도의 비즈니스 발표로 내놓았고, 앤스로픽도 Claude Fable 5와 Mythos 5를 발표하며 공식 발표 페이지에 발표 아트를 올렸다. 이 글에 인용한 공식 이미지는 각각 오픈AI 공식 블로그와 앤스로픽 공식 발표 페이지에서 가져왔다.
검증 과정에서 손발이 잘린 대목도 있다. 오픈AI의 일부 발표 본문 페이지와 고객지원 센터의 모델 릴리스 노트는 접속 단계에서 차단돼 브라우저로 직접 확인할 수 없었다. 서버 측 인출로 본문 텍스트는 확보했지만 페이지 해시(sha256) 대조는 불가능했고, 웹 아카이브에도 캐시본이 남아 있지 않았다. 요컨대 해당 본문이 공식 페이지에 그대로 존재한다는 것까진 담보하지 못한다. 반대로 해시 채증까지 마친 자료 두 건 — 보도 기사 캡처와 아모데이 에세이 캡처 — 은 아카이브 제출이 아직 등록되지 않아 제3자가 원본을 다시 열어볼 수 있는 고정 주소가 없는 상태다.
이번 주장의 핵심 숫자는 Epoch AI 원데이터와 양사 공식 발표 기록에서 그대로 재현됐다. 감속론이 출시 속도를 늦췄다는 흔적은 데이터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공개 간격은 1년 사이 210일에서 47일로 눌렸다. '감속'을 외치는 동안에도 새 모델 공개 주기는 빨라졌다는 이 주장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