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표준 논의의 핵심 후보로 꼽히는 통합센싱통신(ISAC)을 삼성전자가 미국 버라이즌과 실증했다는 '업계 최초' 주장이 최근 온라인에서 힘을 얻고 있다. 실증의 존재 자체는 두 회사의 발표 자료로 확인되지만, 같은 기술을 놓고 에릭슨이 AT&T와 진행한 실증이 이미 선행해 있어 '최초'라는 수식은 특정 범위를 명시할 때만 성립하는 것으로 좁혀진다.
ISAC은 기지국이 내보내는 전파를 데이터 전송과 공간 감지에 동시에 쓰는 기술이다. 통신 신호가 사람이나 사물에 반사돼 돌아오는 방식으로 위치와 움직임을 파악하며, 별도 센서 없이 네트워크 자체가 감지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6G 후보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이 기술을 삼성전자가 버라이즌과 함께 실증했고 '업계 최초'라는 수식이 붙으면서 화제가 됐다.
삼성 글로벌 뉴스룸은 9월 14일 버라이즌과의 ISAC 실증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명에 '글로벌 스포츠 행사'가 그대로 들어가듯 실증은 국제 스포츠 행사 현장에서 이뤄졌고, 가상화 무선망(vRAN)과 NIS를 결합한 인프라 위에서 AI 기반 군중 감지를 시연했다. 버라이즌 쪽 발표에도 이번 실증이 함께 실렸다.
검증은 세 회사의 1차 발표 자료를 나란히 놓고 일자·장소·기술 구성을 대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삼성 뉴스룸 원문은 브라우저 접속이 반복 실패해 웹 리더로 전문을 확보했고, 에릭슨과 버라이즌의 발표문은 원문 캡처로 남겨 비교했다.
쟁점은 '업계 최초'의 범위다. 에릭슨은 올해 AT&T와 함께 월드컵 경기장을 무대로 5G 기반 ISAC 실증을 진행, 대규모 안테나(Massive MIMO)를 센서처럼 활용해 드론을 감지하는 구성을 공개했다. 관련 내용을 담은 기술 블로그 게시물은 접근 제한에 막혔으나 에릭슨의 공식 발표문으로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버라이즌 발표문 역시 같은 시기 퀄컴과 샌디에이고에서 진행한 ISAC 실증(드론·차량 추적)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정리하면 삼성-버라이즌 실증은 '스포츠 행사장에서의 AI 군중 감지, vRAN+NIS 구성'이라는 스코프를 깔 때만 '첫'으로 볼 수 있다. 드론 감지나 Massive MIMO 센싱 전반을 포괄하는 '업계 최초'로 읽으면 에릭슨·AT&T의 선행과 부딪힌다.
어느 쪽 발표에도 감지 정확도, 유효 거리 같은 정량 성능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버라이즌 실증과 버라이즌-퀄컴 실증은 '같은 시기'라는 서술로만 확인돼 무엇이 선행했는지는 가를 수 없었고, 실증이 상용 기술로 이어질 일정도 제시되지 않았다.
실증이 실제로 있었고 ISAC이 6G 후보 기술이라는 점까지는 발표 자료가 뒷받침한다. 다만 에릭슨·AT&T의 앞선 실증과 버라이즌-퀄컴 병행 실증을 고려하면 '업계 최초'는 특정 용도와 구성으로 한정할 때만 유지되는 주장이므로, 이번 검증 대상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