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피지컬AI 분야에 3.1조 원을 편성하면서, 이 돈이 과제 수주에만 소진되는 '과제 좀비' 구조를 벗어나 실제 매출을 내는 기업을 키울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회 제출을 앞둔 예산안과 부처 보도자료를 대조한 결과, 금액과 함께 사업화를 겨냥한 장치들이 문서에 함께 담겨 있었다.
피지컬AI 3.1조 원 편성이 공개되자 논쟁점은 예산 규모가 아니라 돈이 흘러가는 방식이었다. 그간 정부 R&D는 과제를 수주해 연구비를 집행하는 구조에 익숙했고, 이것이 기술 상용화보다 과제 확보 경쟁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배경훈 부총니가 피지컬AI 투자 방향을 공개 발표한 것도 화제에 무게를 실었다. 결국 물음은 하나로 수렴한다. 3.1조 원이 연구비 소비로 끝날 것인가, 매출 창출로 이어질 것인가.
본지는 오는 9월 3일 국회에 제출될 2027년 예산안을 기획재정처가 정책브리핑에 게시한 보도자료와 예산 전용 공개 사이트(2027예산.kr)에서 확인하고, 과기정통부 8월 31일자 R&D 예산 보도자료 원문과 교차 대조했다. 뉴스 검색 도구 하나가 인증 오류로 작동하지 않아 대체 검색으로 보완했고, 과기정통부 자료실 일부 페이지는 목록 화면을 통해서만 접근됐다.
과기정통부가 공개한 예산안 인포그래픽(자료=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부처 예산 규모는 29.6조 원이며, 이 가운데 AI 분야에 9.4조 원, 3대 메가 프로젝트에 7,956억 원이 배정됐다. 피지컬AI 3.1조 원은 국회 의결 전 예산안 기준 수치로, '편성'이라는 표현 그대로 문서에 담겼다.
주목할 부분은 금액과 함께 병행된 세 가지 장치다. 첫째, 연구비를 출연식으로 주는 대신 투자 형태로 기업 R&D에 투입하는 투자형 R&D가 포함됐다. 둘째, 정부가 피지컬AI 제품 1,743대를 공공구매해 초기 시장을 보장하는 계획이 명시됐다. 셋째, 출연연구기관의 PBS, 즉 과제수행 인센티브 체제 폐지가 병행됐다. 세 가지 모두 과제 수주형 연구의 관성을 깨고 수요와 수익을 가늠하게 하려는 조치다.
이 예산안은 국회 의결 전 단계로, 심사 과정에서 금액과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 더 큰 한계는 결과의 부재다. 투자형 R&D가 기업 매출로, 공공구매 1,743대가 후속 수요로 이어지는지는 집행이 시작된 뒤에야 검증할 수 있다. 현재 공개된 자료 어디에도 '돈 버는 기업'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매출 실적은 없다.
정리하면, 3.1조 원 편성과 투자형 R&D·공공구매 1,743대·PBS 폐지의 병행은 예산안과 부처 보도자료 등 1차 문서로 그대로 확인되는 내용이다. 반면 '돈 버는 기업'의 탄생은 아직 판가름할 집행 결과가 없는 미래의 문제다. 확인 가능한 범위에서 금액과 장치가 문서와 부합하는 만큼, 이번 주장은 대체로 사실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