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반도체 생산설비 시장을 연달아 사상 최고치로 밀어올렸다. 업계 협회 SEMI의 분기 집계에서 올해 2분기 글로벌 장비 매출액이 405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년 전보다 23% 늘었고, 1분기의 최대 기록(365억5000만 달러)에 이어 두 분기 연속 최대를 그렸다. 이 수치가 어디서 나왔고 어디까지 확인되는지 짚어 봤다.
SEMI가 분기마다 발표하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매출(청구액, billings) 통계의 2분기 수치가 집계 시작 이래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는 내용이 나오면서다. 발표문은 직전 분기에 이은 기록 경신이라고 규정하고, 그 배경으로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명시했다. 이 분기 집계는 장비 업계가 공통으로 쓰는 표준 지표라서 시장 분위기를 가늠하는 대표 수치로 통한다.
확인은 이렇게 했다. SEMI의 한국어·영문 발표문 원문을 먼저 읽고, 발표문 전문이 그대로 게시된 업계 매체 Semiconductor Digest의 자료와 9월 4일자 국내 경제매체 이코노믹리뷰의 기사를 겹쳐 봤다. 세 자료에서 분기별 금액,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지역별 수치가 모두 맞아떨어졌다. 앞선 1분기는 365억5000만 달러로 당시에도 "역대 1분기 최대"로 기록됐고, 2분기의 405억3000만 달러가 이를 넘어섰기 때문에 "2분기 연속 최대"라는 표현은 산수적으로도 성립한다.
2분기 기준 중국이 119억1000만 달러(+5%)로 1위, 대만이 108억9000만 달러(+24%)로 2위, 한국이 90억8000만 달러(+54%)로 3위다. 한국의 증가율이 주요 지역 중에서 가장 컸고, 일본만 마이너스(-9%)를 기록했다.
이 집계는 SEMI 회원사와 일본 장비업체 협의체 SEAJ가 제출한 데이터를 모은 업계 협회 통계로, 법정 공시나 감사를 거친 수치가 아니다. 우리가 확인한 자료 범위에서 이 수치와 배치되는 다른 집계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AI 인프라 투자가 배경"이라는 설명이 발표문의 서술일 뿐 증가분 중 AI 관련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은 따로 계량돼 있지 않다. 참고로 '매출'은 SEMI 용어 billings(청구액)의 번역으로, SEMI의 한국어 보도자료도 같은 표기를 쓴다.
2분기 매출 405억3000만 달러, 2분기 연속 최대 기록, AI 인프라 투자라는 배경 설명은 발표 원문과 독립 자료에서 서로 부합하게 확인되는 사실이다. 다만 출처가 감사 대상이 아닌 업계 협회 집계라는 점, AI 기여분이 별도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은 수치를 해석할 때 함께 놓아야 할 단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