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생성형 AI 기업 Z.AI(구 즈푸AI)가 두 달 사이 90억 달러가 넘는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국내에서도 'AI 경쟁의 승부처는 자본력'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회사가 두 달 새 약 12조원을 조달한다는 수치가 화제로 퍼진 가운데, 우리는 홍콩거래소(HKEX) 공시 원문을 중심으로 이 숫자가 어디까지 뒷받침되는지 짚었다.
Z.AI는 지난 7월 약 40억 달러(약 5조3000억원) 규모의 조달을 마쳤다. 이어 지난 11일 홍콩거래소에 신주 20억 달러와 전환사채(CB) 30억 달러, 도합 50억 달러(약 6조7000억원) 규모의 발행 계획을 공시했다. 계획이 공개된 직후 회사 주가는 10%대 급락했다. 두 달 안에 벌어진 두 번째 대형 조달이라는 점이 시장의 부담으로 작동한 셈이다.
확인 작업은 공시 원데이터에서 출발했다. 홍콩거래소 공시 목록 파일을 통째로 저장해 해시값을 매겨 보관했고, 회사가 제출한 공시서 2건은 브라우저가 화면 대신 다운로드 파일로 처리해 열람이 막히자 별도 추출 도구로 전문 텍스트를 통째로 꺼내 원문과 한 줄씩 대조했다. 국제 통신사와 홍콩·미국 매체의 보도 자료도 함께 맞춰봤는데, 이 가운데 한 페이지는 접속이 차단돼 같은 전문을 다른 경로로 확보해 비교했다. 열람이 막혀 건너뛴 자료는 없었다.
9월 50억 달러는 완료된 조달이 아니다. 공시상 신주 대금 납입은 이달 16일, CB 발행은 18일로 잡혀 있고 두 건 모두 조건부다. 지금 시점의 상태는 '조달 완료'가 아니라 '조달 추진'이며, 화제가 된 문구의 '추진'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공시 내용에 충실한 것이다.
또 CB 30억 달러는 전환 청구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부채다. 50억 달러 전부를 신주 발행을 통한 지분 조달로 읽으면 곡해다.
'12조원'이라는 숫자 자체는 어느 공시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7월 조달 약 5조3000억원과 9월 계획 약 6조7000억원을 합산해 한화로 환산한 근사치로, 환율에 따라 12조~12조3000억원 사이에서 움직인다. '약 12조원'으로 읽는 것이 맞다.
한편 이 주장과 반대되는 근거, 즉 조달이 없었거나 규모가 다르다는 쪽의 자료는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다. 1차 공시 2건과 별개 매체 3곳이 가리키는 방향이 모두 같았다.
결국 '中 즈푸AI, 두 달 새 12조원 조달 추진'이라는 주장은 사실이다. 다만 12조원은 두 건을 합산한 한화 환산치이며, 그중 9월분은 조건부로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전제가 함께 가야 정확한 그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