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창업자 다리오 아모데이가 AI가 인터넷 인프라를 장악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담은 글을 공개한 데 이어 엘론 머스크와 구글 딥마인드 수장 데미스 허사비스가 줄지어 동조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런 우려를 "부정적 세력"의 "과장된 공포"로 잘라냈다. 화제가 된 보도는 이를 '빅3 수장의 멸망 경고와 트럼프의 정면 반박'으로 묶어냈다. 우리는 관련 발언을 출처별로 하나씩 대조해 봤다.
아모데이는 자신의 개인 사이트에 실은 글에서 최첨단 AI가 인터넷 인프라를 장악하는 시나리오를 경고했다. 그러나 그의 원문 어디에도 '멸종(extinction)'이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멸종급 경고의 앞장은 연구자들이 섰고, 아모데이를 비롯한 수장들은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흐름에 동조한 쪽에 가깝다. '빅3 수장의 멸망 경고'라는 제목은 이 두 가지를 한 덩어리로 압축한 표현이다. 수장급 인사의 파고든 경고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23년 인공지능안전센터(CAIS) 주도로 '멸종 위험'을 명시한 공동 성명이 나온 전례가 있다(다만 이 항목은 이번 조사에서 별도로 다시 확인하지는 않았다).
머스크는 X에 "다리오가 옳다(Dario is right)"고 적고 "나는 오랫동안 경보를 울려왔다"며, 2014년에 AI를 핵보다 위험하다고 평가했던 자신의 과거 발언을 재인용했다. 이 문구는 서로 다른 세 출처에서 동일하게 확인됐다. 허사비스는 "방향은 옳다"고 일선을 그었다. 샘 올트먼도 X에 입장 글을 올렸는데, 게시물 자체는 비로그인 상태에서 열리지 않았지만 검색 노출문과 여러 매체의 인용으로 존재가 교차 확인됐다.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이번 우려를 "부정적 세력"이 불러일으킨 "과장된 우려"로 규정했다. 로이터 기사 원문 페이지는 접속이 차단돼 직접 확보하지 못했으나, 같은 발언을 전문으로 옮긴 캐나다 CTV 판을 통해 발언 전문을 확인했다. 주목할 부분은 그가 이 자리에서 안전장치(guardrail)의 가능성까지 언급했다는 점이다. '정면 반박'이라는 데는 이면이 있는 셈이다. 트럼프 측의 강경파 논리는 데이비드 삭스(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 공동의장)가 더 노골적이었다. 그는 "속도를 늦추려는 동기가 순수한 이타주의인 척하지 마라"며 "중국과의 격차는 불과 3~6개월이고 일시정지는 자해 행위"라고 잘라 말했다.
발언 지형은 이원적이지 않다. 일부 AI 전문가들은 아모데이의 인터넷 장악 시나리오를 "특별히 그럴듯하지 않다(not particularly plausible)"고 평가하며 경고 자체에 회의적이었다. 반대 방향에서는 데이비드 크루거(前 영국 AI보안연구원)가 "즉각적이고 무기한인 국제적 개발 중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며, 수장들의 속도조절 동조조차 부족하다는 입장이었다. 즉 '과장된 우려'라는 트럼프 측 프레임부터 '제동이 늦다'는 목소리까지 스펙트럼이 넓게 퍼져 있다.
아모데이의 글은 원문을 직접 읽었고, 머스크·허사비스 발언은 최소 두 곳 이상의 독립 매체에서 같은 문구를 대조해 다시 확인했다. 반면 로이터와 더힐의 기사 원문은 봇 차단 페이지에 막혀 열어보지 못했고, 머스크와 올트먼의 X 게시물도 로그인 없이는 접근할 수 없었다. 이번 기사에서 트럼프 발언은 전문을 그대로 실은 CTV 판으로, 두 건의 게시물은 검색 노출문과 복수 매체의 인용으로 각각 갈음해 확인했다. 아울러 트럼프의 이번 반박이 '처음'이라는 인상도 걸러 읽어야 한다. 같은 달 10일에도 유사한 취지의 입장 표명이 있었다.
경고·동조·반박으로 이어지는 사건의 뼈대는 독립된 복수 출처에서 모두 확인됐다. 다만 멸종 경고의 전면 주자는 연구자들이고 수장들은 속도조절에 동조한 것인데 제목이 이를 '수장의 멸망 경고'로 압축했고, 트럼프가 안전장치 가능성을 인정한 점, 유사 입장이 이미 이달 10일에 나온 점은 '정면반박'이라는 극적 구도를 일부 흐린다. 이런 여지를 감안했을 때 이 주장에 대한 판정은 '대체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