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중순 "수학 푸는 AI, 학문 자체에 해악"이라는 제목의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제목에는 필즈상 수상자 25인의 경고가 걸려 있었다. 다만 수학자들이 정말 '수학을 푸는 AI' 전반을 문제 삼았는지, 아니면 그보다 좁은 대상을 겨냥했는지는 선언문 원문을 뜻어봐야 가려진다. 우리는 선언문 본문과 관련 당사자들의 공식 입장을 직접 대조했다.
9월 8일자 네이처 뉴스는 오픈AI가 내놓은 수학 연구 성과를 다루면서, 발표 방식 자체를 놓고 벌어진 논란을 'Announcement controversy'라는 별도 항목으로 정리했다. 뉴욕대 벅매스터 교수와 알푀게는 오픈AI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오픈AI는 "이 결과로 밀레니엄 상을 청구할 의도가 없다"고 밝히면서, "벅매스터 교수의 프롬프트나 연구에 접근하지 않았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이번 성과를 "수많은 수학자와 AI 연구자의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양측 입장은 아직 좁혀지지 않았다.
수학계의 경고는 별도 선언문 형태로 공개됐다. mathandai.org에 실린 본문에서 우리가 확인한 겨냥 대상은 'AI가 수학을 푼다'는 행위 일반이 아니라, 수학 문제 풀이를 AI 성능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AI 기업들의 벤치마크 경쟁이었다. 9월 12일 기준 공개된 경고의 골자 역시 'AI의 수학 문제 풀이 경쟁이 수학계에 장기적 피해를 준다'는 것이었다. 동시에 선언문 후반부는 "AI는 진정한 수학적 연구를 강화하고 가속할 잠재력을 제공한다"며 AI의 이점을 명시적으로 인정했다. 서명자 중에는 테렌스 타오 UCLA 교수가 있고, 그의 블로그에서도 선언 관련 맥락을 겹쳐 확인할 수 있었다. 검증은 이렇게 진행했다. 선언문이 공개된 사이트의 본문을 열어보고, 서명자로 거론된 타오의 블로그와 오픈AI의 공식 입장을 차례로 대조하면서 서명 규모·경고 내용·발표 논란이라는 세 요소가 서로 다른 자료에서 반복되는지를 짚었다.
유통된 제목은 '벤치마크 경쟁'이라는 전제와 AI 이점 인정 대목을 모두 덜어내고 '학문 자체에 해악'으로 압축했다. 반면 선언문을 전한 원문 기사의 본문은 "수학 문제 풀이를 AI 성능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AI 회사의 경쟁"이라는 표현으로 선언의 실제 범위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뉘앙스의 손실은 제목 단계에서 일어났고, 본문은 전제를 놓치지 않았다.
선언문 사이트의 서명자 목록 페이지는 접속 시 서버 오류(522, Cloudflare 차단 화면)를 반환했다. 본문 페이지는 정상적으로 열렸지만, 25명 외에 서명자가 늘어나고 있는지는 이 페이지로만 확인할 수 있는 영역이라 검증이 막혔다. 또 오픈AI가 내놓은 해법 자체의 수학적 타당성은 아직 학계 검증 단계에 있어 이번 기사에서 판단할 수 없으며, 아이디어 모방 주장과 오픈AI의 부인 중 어느 쪽이 맞는지도 단정할 단서가 없다. 다만 이는 '경고가 있었는가'라는 이번 주장의 진위와는 별개의 문제다.
세 요소 — 필즈상 수상자 25인이라는 서명 규모, 벤치마크 경쟁 규탄이라는 경고 내용, 오픈AI 발표를 둘러싼 논란이라는 배경 — 는 모두 독립된 1차 자료 둘 이상으로 교차 확인됐고, 제목의 압축은 있어도 의미 반전이나 과장은 없었다. 이 주장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