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서프라이즈'로 수출이 또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문구만 놓고 보면 수출 전체가 사상 처음으로 기록을 넘은 것처럼 읽힌다. 우리는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료를 화제의 기사(머니투데이 '반도체 서프라이즈' 또 최고치 기록한 수출)에 담긴 수치와 하나씩 짝지어 보았다.
관세청의 9월 1~10일 수출입 잠정 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은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다. '역대 최대'는 관세청이 보도자료에 직접 쓴 표현이다. 반도체 수출은 같은 기간 157.9% 증가했고,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7.1%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3.9%포인트 뛰었다. 올해 들어 누적 수출도 6,934억 달러에 올라 있다. 확인 작업은 관세청 보도자료 원문과 산업통상자원부의 8월 수출입 동향 자료, 정부 브리핑 자료를 대조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누적 수치는 원문과 소수점 없이 일치했다.
다만 월간 기준으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월간 수출의 역대 1위는 2026년 6월의 1,020억 달러이고 8월은 3위다. 이번 기록은 9월 1~10일 '같은 기간' 기준 최대일 뿐이라, 기간 조건을 빼면 월간 신기록으로 오해될 수 있다.
산업부 8월 자료를 보면 메모리 고정가격이 크게 올랐다. DDR4 8Gb는 2025년 3분기 5.3달러에서 2026년 8월 25달러로 약 4.7배가 됐고, DDR5 16Gb는 35달러에서 46.5달러로 올랐다. 8월 반도체 수출 증가는 메모리 중심(+290.2%)이었고 시스템반도체는 24.4% 증가에 그쳤다. 가격 효과는 반도체 밖에서도 나타났다. 같은 달 석유제품은 물량이 2.2%, 석유화학은 7.0% 줄었는데 수출액 증가는 단가 효과로 풀이됐다. 자동차는 휴가시점 이동과 부분파업 영향으로 29.8% 감소했고, 선박은 45.9% 줄었다. 반도체에 쏠린 구조도 분명하다.
기사가 덧붙인 밝은 이야기들, 즉 올해 수출 1조~1조1,164억 달러, 내년 25.5% 증가, 삼성증권의 내년 증가율 20% 상향, 한국은행의 GDP 성장률 3.3%와 무디스의 3.5% 상향은 모두 증권가와 기관의 전망치로 지금 시점에서 참·거짓을 가릴 대상이 아니다. 통계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의 기록까지다. 상황이 일방적으로 좋다고 보기도 어렵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월 보도자료에서 "미국 관세정책·EU TRQ 등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밝힌 바 있다.
정리하면 화제의 수치는 모두 1차 자료와 일치하고 '역대 최대'도 관세청의 공식 표현이지만, 그 기록이 9월 1~10일 같은 기간 기준이라는 단서와 급등의 상당 부분이 메모리 가격 급등 효과라는 맥락이 빠져 있었다. 이에 따른 판정은 '대체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