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 데이터센터에 발목 잡힌 오라클…매출 폭증에도 재무 부담 가중"이라는 주장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AI 인프라가 성장 엔진인 동시에 재무 리스크라는 양면성을 짚은 것이다. 본지는 오라클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10-Q)와 회사 공식 실적 자료, 시장 데이터를 대조해 이 주장을 받치는 수치를 하나씩 확인했다.
오라클의 최근 실적은 그 자체로 대기록이다. GAAP 기준 영업이익은 57%, 순이익은 60% 늘었고, 영업현금흐름은 184% 증가한 231억 달러를 기록했다. 남은 이행의무(RPO)는 6,640억 달러에 달하며, IaaS 매출은 121% 급증했다. 회사는 2027 회계연도 매출 가이던스를 최소 900억 달러로 상향했고, 공식 발표에서는 "AI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성장한다"고 밝혔다. 추가 자본 투입이 필요 없다는 300억 달러 규모 신규 AI 계약, 850MW 용량 확보, 30만 장 GPU 인도도 함께 공개됐다.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4% 올랐다.
부담 측면의 지적도 공시와 일치한다. 분기 설비투자(CapEx)는 285억 달러에 이르렀고, 자유현금흐름(FCF)은 -54억 달러를 기록했다. 차입금 총액은 1,253억 달러에 달한다. 구조조정 비용은 이번 분기 7억 달러가 추가돼 누적 28억 달러가 됐으며, 임직원 14만 1,000명 중 2만 1,000명을 감원했다. 엘리슨 회장 관련 기록도 보고서에 남아 있다. 6월 22일 채택된 최대 5,000만주 매각 계획이 이후 취소 처리된 사실이 10-Q에 함께 기재돼 있다.
다만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는 표현에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 차입금은 직전 분기 1,295억 달러에서 1,253억 달러로 소폭 줄었다. 회사는 장내 주식 인수 발행(ATM)으로 199억 달러를 조달하며 조달 축을 부채에서 주식으로 전환하는 중이다. 2026년 2월 500억 달러 규모 조달 계획 발표 직후 5년물 CDS는 17% 하락하며 안정화 국면도 있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지연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경영진이 "지연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회사 측 해명일 뿐 독립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
신용평급 조정 관련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원문 문서는 접근이 제한돼 직접 채증하지 못했고, 관련 보도 2건으로만 교차 확인할 수 있었다. CDS 시장을 다룬 로이터의 해설 자료는 접근이 차단됐고, 데이터센터 부채를 다룬 액시오스 기사는 유료벽에 막혀 본문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평급 조정의 구체적 사유와 CDS 시장의 세부 수치는 1차 자료 대조를 마치지 못했다.
매출 폭증과 재무 부담이라는 주장의 두 축은 모두 공시 수치로 뒷받침된다. 1,253억 달러 부채와 마이너스 자유현금흐름, 285억 달러 설비투자라는 부담도, 6,640억 달러 수주잔고와 IaaS 121% 급등이라는 성장도 사실관계가 확인됐다. 다만 부채가 소폭 줄었고 신용 프리미엄 안정화 국면도 존재하는 만큼 '발목'이라는 표현은 절반만 들어맞는다. 종합하면 이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