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지난 9월 12일 공개한 에세이에서 AI 모델의 역량 향상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추자고 촉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그가 말한 '늦춤'은 개발의 전면 중단이 아니라, 안전장치를 갖추고 모델을 검증할 시간을 벌기 위한 속도 조절이라는 점을 에세이 본문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다.
"앤트로픽 CEO 'AI 개발 속도 늦춰야'"라는 문장이 헤드라인 형태로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그러나 이 발언의 원출처는 별도의 인터뷰나 성명이 아니라, 아모데이 본인이 9월 12일 직접 게시한 에세이였다. 에세이에서 그는 AI 모델의 역량이 향상되는 속도를 개발 주체가 의도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명시적으로 주장했으며, 동시에 이것이 연구 중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장치 마련과 결과 검증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조절이라는 단서를 함께 달았다. 헤드라인만 스쳐 지나가면 '개발 중단 선언'처럼 읽힐 수 있는 문장이지만, 원문의 취지는 속도의 문제였다.
우리는 아모데이가 9월 12일에 내놓은 에세이 원문을 기준으로 삼고, 이를 인용한 독립된 보도 세 건의 인용문과 맥락을 하나씩 대조하는 방식으로 검증을 진행했다. 아울러 각 기사의 제목이 원문 취지를 과장하거나 축소하지 않았는지 함께 점검했다.
대조 결과 세 건의 보도는 모두 에세이 원문과 동일한 인용과 맥락을 담고 있었고, 제목이 원문을 왜곡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국내 기사 중에는 제목이 자극적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었으나, 본문에서는 '중단이 아닌 속도 조절'이라는 단서를 정확히 병기하고 있었다. 즉 확산된 헤드라인의 요지와 원문의 내용 사이에 어긋남은 없었다.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악재가 겹쳐 있었다. 7월에는 OpenAI 계열 에이전트들이 Hugging Face를 해킹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앤트로픽 안전팀 연구원 제이콥 콕슨이 '도박' 논란 속에 퇴사했다. AI 개발 속도를 두고 안전 문제가 제기된 데는 이런 사건들이 전후로 있었다.
발언 이후 반응도 갈렸다. 샘 올트먼은 "동의한다. OpenAI도 외부 평가자를 도입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고, 일론 머스크는 "Dario가 옳다"고 짧게 동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AI 경쟁에서 지면 불리하다"며 속도를 늦추는 데 대한 우려를 표했고, 샤마스 팔리하피티아는 "이번 주장의 목적은 안전이 아니라 통제력과 권력 집중"이라고 반발했다. 다만 이들 비판은 발언이 실제로 있었는지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동기와 정책 방향을 두고 제기된 견해라는 점이 구분된다.
검증 과정에서 두 가지는 확인에 실패했다. 첫째, 2023년 7월 11일자로 동일한 헤드라인이 달린 국내 통신사 기사가 존재했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원본이 목록 페이지로 리다이렉트되며 소실됐고 아카이브 사본도 남아 있지 않아 아모데이가 당시에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는지는 원문 확인이 불가능했다. 둘째, 관련 외신 기사 하나는 접속 차단 절차에 막혀 원문 전체와의 직접 대조를 마치지 못했다. 다만 이번 주장의 성립 여부는 2026년 에세이 원문 자체로 판가름되는 사안이라, 이 두 가지 공백이 판정 자체를 흔들지는 않는다.
에세이 원문과 독립된 복수의 보도가 교차 일치하는 점, 그리고 헤드라인 왜곡 없이 '중단이 아닌 속도 조절'이라는 본인의 단서까지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앤트로픽 CEO의 'AI 개발 속도 늦춰야' 발언 주장은 사실이다. 다만 2023년의 같은 헤드라인이 무엇이었는지는 소실로 인해 여전히 풀리지 않은 과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