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즈상 수상자 25명이 AI 기업들의 수학 문제풀이 경쟁이 수학뿐 아니라 인류의 지적 활동 전반을 위협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9월 11일 OpenAI가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풀이를 발표한 직후 공개됐고, 2022년 수상자 허준이와 2006년 수상자 테렌스 타오가 초기 서명자에 포함됐다.
지난 9월 11일 OpenAI는 공식 사이트에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풀이를 담은 발표문을 게시했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밀레니엄 문제'로 꼽히는 유체역학 난제로, AI 기업들이 서로 문제풀이 실력을 겨루는 최전선에 놓인 영역이다. 그 직후 같은 날, 테렌스 타오의 개인 블로그에는 '수학에서 AI의 심각한 정렬 이탈(A severe misalignment of AI in mathematics)'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별도로 마련된 공식 선언 사이트 mathandai.org에도 동일한 성명이 실렸다. 이튿날인 12일 국내에서는 "최고권위 필즈상 25인 경고"라는 제목의 기사가 확산하며 화제로 번졌고, 본지는 원문 문서와 대조해 이 주장을 짚어 봤다.
본지는 성명이 게시된 타오의 블로그 글과 공식 선언 사이트, 그 산하 동의자 명단 페이지를 직접 열람해 게시 날짜, 서명자 구성, 경고 문구를 하나씩 맞췄다. 확인된 내용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초기 서명자는 필즈상 수상자 25명이며 허준이와 테렌스 타오가 포함돼 있다. 둘째, 이는 한 사람의 견해가 아니라 수상자들의 공동 성명이다. 셋째, 성명의 핵심 경고는 'AI 기업들의 문제 풀이 경쟁이 수학뿐 아니라 지적 활동 전반에 위협'이라는 것이다. 넷째, 공개 시점이 OpenAI 발표 직후여서, 성명은 그 발표에 대한 수학계의 대응으로 읽힌다. 독립 확인 차원에서 국제 통신사 AFP가 배포한 전문도 같은 성명과 수상자들의 경고를 다루고 있었고, 국내에서 확산한 보도(YTN·한겨레)의 내용 역시 원문과 어긋나는 대목이 없었다.
이코노미스트가 같은 날 내놓은 '수학자들이 OpenAI의 방식에 분노했다(Top mathematicians are outraged by OpenAI's methods)'는 기사는 유료 결제 장벽과 웹 캐시 부재로 원문 열람이 막혀 내용을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네이처의 관련 기사 역시 독립 채증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25인'이라는 숫자도 유의가 필요하다. 이는 성명 공개 시점의 초기 서명자 수 기준이며, 공식 사이트의 동의자 명단은 이후 서명을 계속 반영할 수 있어 현재 총원은 시점마다 달라질 수 있다. 또 하나의 빈칸은 OpenAI가 내놓은 풀이 자체의 수학적 타당성이다. 성명은 그 풀이의 옳고 그름을 심판한 문서가 아니라 경쟁 방식과 그 파장을 우려하는 수학계의 견해 표명이기 때문이다.
검증 대상 주장을 이루는 축 — 수상자 25인의 서명, 공동 성명, '지적 활동 전반에 대한 위협' 경고 문구, OpenAI 발표 직후 공개 시점 — 은 모두 성명 원문과 공식 선언 사이트에서 그대로 확인됐고, 해외 통신사 전문과도 교차해 맞아떨어졌다. 이 때문에 필즈상 수상자 25인이 AI 수학풀이 경쟁의 위협을 경고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는 이번 주장은 사실로 판단된다. 다만 '위협'이라는 경고의 내용 자체는 해당 수학자들의 견해라는 점은 구분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