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제출된 판례 번호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지어낸 것으로 드러나면서, 재판부가 "허위 판례", "법원 기망", "불법성이 중대하다"는 표현을 판결문에 직접 남긴 사건이 여러 법원에서 잇달아 나타났다. 우리는 공개된 판결문 스캔본과 사건번호 검색, 소액사건 통계 재계산으로 이 주장의 골격을 짚었고,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 부분도 따로 정리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당사자가 "존재하지 않는 판례를 원용한 것"이라고 판결문에 적었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재판부는 제출된 대법원 2002다72180 판례를 "찾을 수 없는 판례"로 명시했다. 대구고등법원 판결문에는 허위 사건 번호 두 건의 인용이 기록으로 남았다. 울산지방법원 재판에서는 변론 과정에서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사용했음을 당사자가 스스로 인정했다. 여기에 판결문 원문 스캔본이 공개된 세 재판 — 서울동부지방법원(올해 6월 12일), 수원지방법원(5월 28일), 특허법원(6월 11일) — 이 더해지면서, 허위 인용을 적발한 재판부가 판결문으로 직접 경고하는 관행이 여러 법원으로 번진 모습이 확인됐다.
문제가 된 사건 가운데는 2023가단553167처럼 소액사건이 포함돼 있다. 민사 소액사건의 1~7월 누계는 2023년 296,581건, 2025년 297,098건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2026년 334,674건으로 뛰었다. 두 해 전보다 3만8천건가량 늘어난 규모다. 우리가 직접 계산한 증가율은 12.6% 안팎으로, 주장과 함께 제시된 "약 12.7%"라는 수치와 반올림 오차 범위에서 일치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검색에 사건번호 2023가단553167을 직접 넣어 봤지만 결과는 0건이었다. 소액·단독 사건은 공개 판례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되지 않는 탓이다. 과거 판결문 열람 창구였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사이트는 서비스가 종료되며 도메인 자체가 남아 있지 않았다. 결국 판결문 원문 대조에 쓸 수 있는 1차 자료는 공개된 스캔본이 유일했고, 이를 뉴스1과 중앙일보가 각각 확보한 관련 문서, 법원행정처 TF가 마련한 대책과 겹쳐 읽는 방식으로 보강했다.
사법연수원이 9월 4일 진행한 법관 연수에서 다룬 40개 사례 가운데 39개가 AI가 만들어낸 허위 사례였다는 항목은 연수 자료가 공개되지 않아 단일 출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제목의 'AI 소설'이라는 표현 역시 판사 발언이나 판결문 문구로는 확인되지 않는, 보도 과정에서 붙은 비유다. 이 주장에 대한 정정이나 반박은 검색 범위 안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재판부가 AI가 지어낸 판례를 적발하며 "허위 판례", "법원 기망", "불법성이 중대하다"는 문구를 판결문에 직접 적었다는 핵심 내용은 공개된 판결문 스캔본, 복수 경로의 독립 확인, 법원행정처 TF 대책으로 세 겹 이상 뒷받침된다. 판결문 원문을 공개 데이터베이스와 직접 대조하지 못했고 제목 일부가 비유에 기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다.